1. “콘텐츠 수출에서 생태계 조성으로…AI 시대 넥스트 한류 프레임 제안”
  2. “한·싱 AI·콘텐츠 기업 공진화, 동남아·미국까지 잇는 다자 협력 모델 구상”
  3. “CES·SXSW·BIFF·에든버러, ‘엔터테크’ 글로벌 테스트베드로 삼는 로드맵 제시”

AI 시대 K-콘텐츠의 다음 도약은 더 이상 '한국 혼자' 만들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삼석 동국대 석좌교수(대통령직속 국가AI위원회 위원·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는 21일 서울 종로구 KOCCA CKL 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IMDA Korea Learning Trip 2026’ 개막 워크숍에서, 한류의 지속가능성은 ▲아시아 파트너와의 공진화(Co-evolution) ▲엔터테인먼트와 기술이 결합된 엔터테크(EnterTech) 혁신 ▲정부의 시장 중심 지원이라는 세 축 위에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AI 시대에는 이러한 구조를 한국 단독이 아닌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과 공동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삼석 동국대 석좌교수(대통령직속 국가AI위원회 위원·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핵심은 ‘구조’다. K-콘텐츠가 지난 20여 년간 단일 아이돌과 드라마의 흥행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네 가지 축이 유기적으로 작동한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①한국적 특수성과 글로벌 보편성의 결합, ②창작자와 혁신가의 역량, ③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 ④소셜미디어 기반 팬덤이 그것이다.

여기에 김대중·노무현 정부 이래 이어져 온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support without interfering)’는 문화정책 원칙이 더해지며 시장 중심의 혁신을 뒷받침해 왔다.

고 교수는 이러한 구조가 AI 시대에도 유효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한국 단독이 아닌 싱가포르를 비롯한 아시아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엔터테크 생태계를 공동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orea itself is Content"…수출 141.7억 달러, 매출 157조 원

고삼석 동국대 석좌교수는 특강 서두에서 방탄소년단(BTS)의 곡 ‘Aliens’ 가사 “Pardon 김구 선생님, tell me how you feel”을 인용하며 K-콘텐츠가 도달한 현재 지점을 상징적으로 짚었다. 한국의 역사와 정서, 언어가 영어 가사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이것이 글로벌 팬덤에 의해 소비되는 현상 자체가 한류의 진화를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제 한류는 특정 장르의 해외 진출을 넘어, 국가 자체가 콘텐츠화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실제 수치도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 콘텐츠산업조사’(2026년 발표)에 따르면, 한국 콘텐츠 산업의 지난해 매출은 157조 4,021억 원, 수출액은 141억 7,543만 달러를 기록했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매출 5.2%, 수출 10.2%로, 특히 수출 증가 속도가 두드러졌다. 고 교수는 “한국 경제는 전통적으로 상품 수출 중심 구조였으나, 한류 확산을 계기로 서비스 수출 경쟁력이 빠르게 강화되며 경제 성장에 구조적 기여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수요 확대에 따라 콘텐츠 공급 역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 기반 구독형 OTT(SVOD) 플랫폼의 로컬 오리지널 제작 편수에서 한국은 2022년 약 38편, 2023년 46편, 2024년 60편으로 꾸준히 증가하며 주요 국가 가운데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브라질, 일본, 스페인 등과 비교해도 증가 속도 자체가 현격히 빠르다. 이는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플랫폼이 한국 콘텐츠에 대해 자본 투자와 지식재산권(IP) 확보를 지속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구조적 신호로 해석된다.

국제적 위상 역시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고 교수는 “BBC는 한국이 에미상, 그래미상, 아카데미상, 토니상 등 미국 엔터테인먼트 4대상을 모두 석권한 ‘EGOT’ 국가로 평가했다”며 “이는 장르 단위의 성공을 넘어 국가 단위 브랜드 경쟁력으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EBS 뉴스의 표현처럼 이제는 ‘한국 그 자체가 콘텐츠’인 시대”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소비자 인식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뚜렷하게 확인된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이 해외 30개 지역 K-콘텐츠 경험자 2만6,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해외한류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을 떠올릴 때 연상되는 이미지 1위는 K-팝(17.5%)이었으며, 이어 한국 음식(12.1%), 드라마(9.5%), 뷰티·화장품(6.2%), 영화(5.9%)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콘텐츠와 식품·뷰티·패션 등 이른바 ‘K-브랜드’가 결합된 복합적 국가 이미지가 글로벌 시장에 확고히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KPop Demon Hunters」와 식품 기업 농심의 협업, 패션 매거진 ELLE의 ‘How K-Beauty Took Over The World’ 시리즈 등은 이러한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K-콘텐츠는 이제 개별 장르를 넘어 산업과 브랜드, 국가 이미지를 통합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한류 20년 궤적…"정부가 시장 혁신을 뒷받침했다"

고삼석 동국대 석좌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한류가 왜 이렇게 커졌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한류 20여 년의 궤적을 구조적으로 짚었다. 1997년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의 중국 수출을 시작으로, 2001년 가수 보아의 일본 진출, 2003년 「겨울연가」, 2005년 「대장금」, 2012년 싸이 「강남스타일」, 2013년 「별에서 온 그대」, 2016년 「태양의 후예」, 2019년 BTS의 글로벌 스타덤, 2020년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 작품상, 2021년 「미나리」 수상까지—한류는 ‘중국 → 일본 → 동남아 → 남미 → 전 세계’로 확산되는 뚜렷한 지리적 궤적을 그려 왔다.

그는 “이 궤적은 개별 콘텐츠의 힘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라며, 한류 확산을 가능하게 한 정책적 기반을 김대중·노무현 두 정부에서 찾았다.

김대중 정부(1998~2003)에서는 1999년 「문화산업진흥기본법」 제정을 통해 콘텐츠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공식 규정했고, 2001년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의 전신 조직이 출범했다. 2004년 일본 대중문화 개방 조치는 국내 대중문화 산업을 외부 경쟁에 노출시켜 체력을 키운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노무현 정부(2003~2008)는 김대중 정부의 정보화 정책을 토대로 네이버·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 생태계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기초예술과 대중문화 산업의 균형 발전을 추구했다. 2007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한 계기로 꼽힌다.


김대중 정부(1998~2003)

1999년 「문화산업진흥기본법」 제정으로 콘텐츠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공식 규정

2001년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의 전신 조직 출범

2004년 일본 문화 개방—내수 시장을 경쟁에 노출시켜 체력을 길렀다는 점이 핵심

노무현 정부(2003~2008)

김대중 정부의 정보화 정책 위에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 육성

기초예술과 대중문화 산업의 균형 발전 정책

2007년 한미 FTA를 통한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화 기반 확보


고 교수는 “한국 정부의 콘텐츠 산업 성공 공식은 ‘지원은 하되 창작 현장에는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있었다”며 “이 원칙이 지켜질 때 정부는 시장 혁신을 방해하지 않고 오히려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영학자 이장우 교수의 ‘K-pop Innovation 모멘텀’ 프레임을 인용해 K-콘텐츠 성공의 네 기둥으로 ▲한국적 특수성과 글로벌 보편성 ▲창작자·혁신가 네트워크 ▲IT 기술·인프라 활용 ▲소셜미디어와 팬덤을 제시했다.

그는 “이 네 축이 동시에 작동했기 때문에 한류는 일회성 유행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수출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며 “정책, 창작, 기술, 팬덤이 맞물리는 구조를 유지·업그레이드할 때 AI 시대에도 한류의 성장 모멘텀을 이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좋은 시절만 이어질 수는 없다"…한류 부정 인식과 #SEAbling

한류의 성공 서사 뒤편에서는 구조적 경고등도 함께 켜지고 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2026 해외한류실태조사’에 따르면 한류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동의한다는 응답 비율은 2021년 30.7%에서 2025년 37.5%까지 상승했다. 반대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48.2%에서 20.4%로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류 외연이 확대될수록 피로감과 반작용도 동시에 증폭되고 있다는 신호다.

고 교수가 이날 제시한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동남아 온라인 공간에서 확산 중인 ‘한국 제품 사지 말자’ 연대 불매 움직임, 이른바 ‘#SEAbling(Southeast Asian siblings)’ 해시태그다. 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 등 동남아 네티즌들이 K-제품과 K-엔터 산업에 대한 불만을 국경을 넘어 공유하며, 소셜미디어를 매개로 느슨한 연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양상이다.

고 교수는 이 현상을 “동남아가 더 이상 일방적인 ‘수용 시장’이 아니라, 자국 콘텐츠 산업과 소비 주권을 주장하는 대등한 파트너이자 규범 행위자로 진입하고 있다는 징후”로 해석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수출 중심 일방향 모델만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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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K-EnterTech Forum · K-엔터테크포럼

K-EnterTech Forum (K-ETF, K-엔터테크포럼)은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 K-콘텐츠, 한류, 미디어 정책 분야의 전문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국내 대표 플랫폼입니다. K-팝·K-드라마·K-푸드·K-컬처와 AI·스트리밍·크리에이터 이코노미·방송 기술의 공진화(Co-Evolution) 전략을 연구하고, 국내외 포럼·행사를 통해 정책 및 산업 협력 의제를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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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삼석 상임의장 · Chairman Samseog Ko

고삼석(Ko Samseog)은 K-EnterTech Forum 상임의장입니다. 동국대학교 첨단융합대학 석좌교수이자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분과위원으로, 30년 이상의 방송통신 정책 및 산업 경험을 바탕으로 K-콘텐츠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술의 융합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前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했으며, ZDNet Korea에 정기 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Samseog Ko is the founding Chairman (상임의장) of K-EnterTech Forum. He is a Distinguished Professor at Dongguk University and a member of Korea's National AI Strategy Committee. Former Commissioner of the Korea Communications Commission (K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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