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AI 영화학교 큐리어스 리퓨지 3년 만에 172개국·현직자 95% 확보
뉴욕대 티시-런웨이, USC 'AI 인스티튜트' 잇따라 출범
인력양성 가치사슬 재편 신호…시청자 51%는 'AI 배우' 거부
캠퍼스도, 강의실도, 30년 된 편집실도 없다. 그런데도 큐리어스 리퓨지(Curious Refuge)는 3년 만에 172개국에 수천 명의 학생을 모았다.
등록자의 95%가 이미 영화·광고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현직자다. 모든 강의는 온라인이고, 졸업 과제는 AI로 단편 영화 한 편을 만드는 것이다.
학교가 자사 사이트에서 "AI 스토리텔러를 위한 세계 최초의 거점(The World's First Home for AI Storytellers)"이라 표방하는 데는 빈말이 아니다. 칸 영화제(Cannes Film Festival)는 이 학교를 "전 세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AI 영화 교육 플랫폼"으로 평가했다고 학교는 사이트 첫 페이지에 인용해 두고 있다(curiousrefuge.com).
이 새로운 형태의 영화학교가 시장에 자리를 잡고 나서, 미국 정상급 영화 명문대학들도 잇따라 변신을 시작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지난 4월 10일 뉴욕대 티시 예술대학(NYU Tisch School of the Arts)이 영상 생성 AI 기업 런웨이(Runway AI)와 무료 크레딧·교육 단독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6일 뒤인 4월 16일에는 USC연극학교(USC School of Dramatic Arts)이 어도비(Adobe) 후원으로 "배우 주도 혁신 인스티튜트(Institute for Actor-Driven Innovation, USC-IAI)"를 출범시켰다.
칼아츠(CalArts)에는 샤넬 컬처 펀드(Chanel Culture Fund)가, 선댄스 인스티튜트(Sundance Institute)에는 구글의 자선 부문 인 구글닷오알지(Google.org)가 200만 달러(약 27억 원)를 후원해 'AI 리터러시 얼라이언스(AI Literacy Alliance)' 출범 자금을 댔다
이런 움직임은 영상산업 인력양성 가치사슬이 빅테크 자본을 축으로 다시 짜이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과거 '학교→인재→스튜디오'였던 단방향 공급망이 '빅테크→학교→인재→스튜디오·빅테크'의 순환 구조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학교는 더 이상 중립적 인력 공급원이 아니라 도구 종속(tool lock-in)의 진입로다.
이런 변화는 AI의 진화와도 결을 같이한다. 먼저 스튜디오들은 트레일러 시안, 사전 시각화(pre-visualization), 시각효과(VFX) 배경 합성과 같은 비용 집약 공정에서 AI를 활용하면 제작비와 일정이 동시에 줄어든다는 사실을 실제 프로젝트를 통해 학습했다.
또 AI 영상 도구의 갱신 주기가 분기 단위로 짧아지면서 ‘어떤 도구를 언제, 어떻게 쓸지’를 선별·기획하는 큐레이션 역량 자체가 새로운 전문성으로 부상했다.
아울러 미국작가조합(Writers Guild of America, WGA)과 영화배우조합(Screen Actors Guild–American Federation of Television and Radio Artists, SAG-AFTRA)이 단체협약을 통해 AI 활용 범위를 제한하면서, 단협의 직접 규제가 미치지 않는 학교 강의실이 사실상 AI 실험과 교육을 위한 우회로 역할을 하게 됐다.
특히, 빅테크 기업 입장에서는AI의 사용 확대가 차세대 쇼러너(showrunner)와 스튜디오 임원들의 워크플로우를 자사 도구에 미리 결박해 두는 것이 고객 평생가치(LTV) 관점에서 가장 효율적인 시장 진입 전략이다.
“한국 콘텐츠 산업은 이미 글로벌 AI 영상 생태계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AI 영상 창작자 커뮤니티 ‘큐리어스 리퓨지’가 운영하는 온라인 전시관 ‘AI 필름 갤러리(AI Film Gallery)’ 첫 화면을 열어보면, 엔씨소프트(NCSoft)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의 ‘켄트성(Kent Castle)’ AI 광고가 전 세계에 소개되는 대표 쇼케이스로 가장 눈에 띄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 새 모델의 시작점 — 큐리어스 리퓨지의 비즈니스 구조
[이미지] 큐리어스 리퓨지 멤버십 페이지. 코스·전문가 피드백·커뮤니티가 회원제로 통합돼 있다. (출처: curiousrefuge.com)
이번 흐름의 시작점에 있는 큐리어스 리퓨지는 기존 영화학교와는 구조부터 다르다. 2023년 셸비 워드와 케일럽 워드 부부가 설립한 이 학교는 캠퍼스나 물리적 시설을 갖추는 대신, 분기마다 새로 등장하는 AI 영상 도구와 워크플로를 선별해 가르치는 큐레이션 기능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다.
정규 과정은 모두 일곱 개로, AI 영화제작, 어드밴스드 AI 영화제작, AI 광고, AI 다큐멘터리, AI 애니메이션 2.0, AI VFX, AI 시나리오로 구성된다. 각 코스 수강료는 749달러이며, 단편 한 편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AI 도구 사용료(별도)는 대략 200~500달러 수준으로 안내돼 있다. 학교 측은 곧 이 개별 코스 구조를 모든 강의 라이브러리와 1대1 피드백을 묶은 구독제 멤버십 모델로 전환하겠다고 사이트를 통해 예고하고 있다.
협력 브랜드 리스트는 사실상 이 학교의 영업 자료이기도 하다. AMC, 포르쉐, 메타, 애플, 틱톡,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폭스바겐, 영국의 VFX 스튜디오 디네그(DNEG) 등이 공식 웹사이트에 파트너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에 참여한 VFX 아티스트 마이클 응은 큐리어스 리퓨지 과정을 수료한 직후부터 실제 프로젝트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로이터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이 비즈니스 구조의 본질은 모회사 ‘프로미스(Promise)’에서 더 분명해진다.
프로미스의 투자자에는 구글을 비롯해 피터 처닌의 노스로드, 마이클 오비츠의 크로스빔 등 빅테크와 할리우드 거물들의 자본이 포진해 있다. 프로미스 공동창업자이자 사장인 제이미 번(전 유튜브 임원)은 “최고의 생성형 AI 아티스트를 둘러싼 인재 경쟁이 격화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가장 유망한 신진 인재가 누구인지 항상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했다”고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프로미스와 그 산하의 학교 큐리어스 리퓨지는 같은 자본 구조 안에서 인재 발굴(scouting)·훈련(training)·채용(funneling)을 한 플랫폼에서 처리하는 수직 통합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카메라와 편집 소프트웨어를 외부에서 구매해 쓰던 전통적인 영화학교와 완전히 다른, ‘교육-에이전시-스튜디오’가 한데 묶인 AI 시대형 인재 파이프라인인 셈이다.
■ 명문대도 잇따라 응답 — 뉴욕대 티시·USC의 변신
이 새로운 모델이 시장에 자리 잡은 뒤, 미국 양대 영화 명문대학이 4월 한 달 사이에 잇따라 응답했다. 응답 방식은 다르지만, 같은 빅테크 자본이 양쪽에 모두 들어와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읽힌다.
뉴욕대 티시-런웨이 계약은 학생들에게 ‘도구 접근권’을 무료로 풀어주는 인프라형 거래다. 대상은 티시 산하 하이퍼시네마 랩(Hypercinema Lab)·인터랙티브 텔레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Interactive Telecommunications Program, ITP)·인터랙티브 미디어 아츠(Interactive Media Arts, ITM)이며, 영상 생성 크레딧이 사실상 무료에 가까운 조건으로 공급된다.
다만 할리우드리포터는 스파이크 리(Spike Lee)·토드 솔론즈(Todd Solondz)·카시 렘몬스(Kasi Lemmons) 같은 대표 동문들이 거쳐 간 본관 영화학과(mainline film school)는 “현 시점에서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학교 내부에 ‘AI 활용’을 둘러싼 신중한 경계선이 그어져 있다는 신호다.
런웨이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크리스토발 발렌수엘라(Cristóbal Valenzuela·뉴욕대 ITP 졸업생)의 발언은 시장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20년 전에는 학교가 학생에게 카메라 한 대와 어도비 구독권 정도를 건넸다면, 지금은 학생에게 런웨이 접근권을 준다 — 사실상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도구를. 새로운 세대에겐 이게 뉴 노멀(New Normal)”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튜디오·학교·기업 내부에서 이 모델을 수용하는 움직임은 이미 광범위하며, 반대 목소리는 담론의 방향을 바꿀 만한 규모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USC 드라마틱 아츠 스쿨이 6일 뒤 출범시킨 ‘USC-IAI’는 이와 거울상처럼 대응하는 모델이다.
여기서는 도구 접근권보다는 “AI에 자리를 빼앗기던 배우들이 오히려 AI를 활용하는 쪽으로 직업 정체성을 재정의하도록 돕는” 교육 프
📎 Read full article on K-EnterTech Hub →
About K-EnterTech Forum · K-엔터테크포럼
K-EnterTech Forum (K-ETF, K-엔터테크포럼)은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 K-콘텐츠, 한류, 미디어 정책 분야의 전문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국내 대표 플랫폼입니다. K-팝·K-드라마·K-푸드·K-컬처와 AI·스트리밍·크리에이터 이코노미·방송 기술의 공진화(Co-Evolution) 전략을 연구하고, 국내외 포럼·행사를 통해 정책 및 산업 협력 의제를 이끌고 있습니다.
K-EnterTech Forum is Korea's leading platform for insights on entertainment technology, K-Content, Hallyu, and media policy — bridging Korean cultural industries with global technology trends.
고삼석 상임의장 · Chairman Samseog Ko
고삼석(Ko Samseog)은 K-EnterTech Forum 상임의장입니다. 동국대학교 첨단융합대학 석좌교수이자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분과위원으로, 30년 이상의 방송통신 정책 및 산업 경험을 바탕으로 K-콘텐츠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술의 융합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前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했으며, ZDNet Korea에 정기 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Samseog Ko is the founding Chairman (상임의장) of K-EnterTech Forum. He is a Distinguished Professor at Dongguk University and a member of Korea's National AI Strategy Committee. Former Commissioner of the Korea Communications Commission (KCC).
📩 familygang@naver.com | 🌐 entertechfrum.com | 고삼석 상임의장 소개 →


